경북온뉴스 종합
지역뉴스
기관단체
시군포커스
오피니언(칼럼)
경북의정뉴스
맛집멋집
경북의혼 경북의힘
확대 l 축소 밴드공유

[경북온뉴스 12월의 시] '가족의 망' 이상백 시




양파망 안에 꼭꼭 붙어 있던 양파

한 알씩 꺼내 바구니에 담는다

몇 개가 맞붙어 있던 자리에 상처가 생기고 무르기도 했다.


우리도 몽글몽글 함께 잘 살고 있다고 보였던

가족의 망에서

꼼짝없이 맞닥뜨려 말없이 무르기까지 해도

형제가 제각기 살림을 내면서야 그 상처가 보였다.


양파야 그 흠과 무른 곳을 벗겨내고 도려내면

어떤 것과도 잘 어울려

제 몫을 다 하는데


우리들은

제 상처만 더 커서

더는 상처받고 싶지 않다고

갑자기 소식을 끊은 뒤에야

얼마나 덧나고 곪았으면 그랬냐고 그 상처를 물었다


이만큼의 거리로

더 상처받지 말라고

바구니에 양파를 한 알씩 떼어 놓다가


그래도

좁은 집에 맞붙어 살던 그 상처가 새삼 그립다



이상백 시인 블로그 바로가기





TKONNEWS






이전화면맨위로

확대 l 축소 밴드공유